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엄청난 기세로 보급되면서 올해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4조원 규모가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년전에는 불과 3조원이 되지 않았었는데 1년에 3천3백억원 꼴로 엄청나게 성장한 것이다. 이렇게 규모가 커저버린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중소형 개발사들의 게임 신작은 말그대로 가뭄에 콩나듯 하다. 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이 드는 대작 게임이 트렌드인 영향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퍼블리셔라고 불리는 게임유통업체를 찾기 어렵다는 개발사들의 고충이 깔려 있다.
퍼블리싱 유통은 사업을 진행하는데 빠져서는 안되는 필수 과정이다. 그러나 요즘 한국 게임사들의 외부 퍼블리싱 사업이 축소되고 있다고 한다. 퍼블리싱이라는 것은 단순히 게임개발 외에도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거나 마케팅과 서비스 활동 등을 통칭하는데 비용이나 인력, 그리고 노하우가 부족한 소규모 개발사들의 경우 개발에만 집중하고 어쩔 수 없이 외부 퍼블리싱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현재 이러한 퍼블리싱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네시삼십사분이라는 것이 있는데 지난달 배급 사업을 축소하고 개발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발표했는데 자체 및 자회사에서 개발한 게임만 직접 서비스를 하고 외부 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대형사들 역시 외부 게임 수급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국내 1위 넷마블게임즈에서 최근 테르M과 페이트그랜드오더 등 외부개발사 게임을 선보여서 이례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간에 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과 모두의 마블 등이 회사 주력 게임의 경우 자회사의 작품이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모바일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한 엔씨소프트도 외부 수급은 더딘 상황이며 외부 게임 퍼블리싱은 작년 헌턴스 어드벤츠와 2017년 파이널 블레이드 2개가 전부다.
이처럼 모바일게임 업계가 퍼블리싱 사업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은 결국 수익성 문제다. 모바일 게임이라는 것은 PC게임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고 있는데 앱마켓에서 추가로 수수료까지 가지고 가버린다. 따라서 게임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개발사에 로열티까지 내게 되면 사실상 수익을 벌기 어려운 구조가 되버린다. 게다가 대작들의 경우 지적재산권 기반으로 퍼블리싱 사업의 축소를 부추기기도 했다.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당연히 IP를 활용하여 자체 개발 게임이 성공확률이 안정적인 만큼 내부 사업에 집중해서 수익성을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소 개발자들은 대형 퍼블리셔의 외면으로 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인력비용과 배발비가 대형사 대비 부족할 수 밖에 없는데다 마케팅 돈줄까지 끊기게 되면 신작을 내놓기가 당연히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겨우겨우 출시를 한다더라도 대형 게임사들의 마케팅에 밀린다면 아까운 게임출시가 헛수고가 될 가능성도 많다. 이처럼 성공 어려움이 많다보니 신작 출시를 줄이면서 오랜 시간을 들여 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같은 대작 개발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생겼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도 시도하려 해도 돈이 안되니 아이디어는 무산되고 게임들은 점차 돈이 되는 게임으로만 획일화된다는 의견이다.
현재 중소게임사들은 과거 출시된 게임의 매출로 겨우 연명하는 곳도 많다. 이와같이 퍼블리셔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면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자체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동안 퍼블리셔가 10개 게임을 선보여 2, 3개의 게임이 성공하면 나머지 게임들의 손실을 메울 수 있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실패의 고통이 대부분 중소 개발사들로 돌아가기 때문에 창의적인 신작게임을 출시하기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