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금융상품들이 현물과 묶여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잘 빠지지 않는 것이 금, 은과 더불어 유가인 것 같다. OPEC총회라고 불리는 석유수출국기구에서 30일 세계 석유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중심으로 해서 산유국들이 2018년 3월로 예정되는 감산 기한으 ㄹ연장할 것이라고 전망이 우세하지만 언제나 그렇든 변수가 없지는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을 견제하고 있는 러시아가 석유회사들이 당초 알려진 9개월 연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감산 연장 합의 여부와 연장 기간에 따라서 국제 유가가 다시 출렁거리는 일이 발생 할 수가 있다. 지난 6월에 배럴당 42달러까지 떨어진 미국 서브텍사스원유의 2018년 1월 인도물 가격이 현재 배럴당 58달러로 반등했는데 2년 5개월만의 최고치라고 한다.

    이렇게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주된 이유로 사우디 등 산유국의 감산 및 수출 통제 정책과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의 정치 급변으로 인해서 생산 감소 등이 꼽히는데 16일 미국과 최대 원유 파이프라인인 키스톤송유관에서 유출사고가 발생해 원유공급이 일시 중단된 것도 이러한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때문에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WTI도 배럴당 60달러 선을 돌파한 두바이유와 북해산 브렌트유 뒤를 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등의 비회원국은 2016년 감산 합의에 의해 원유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데 회원국은 지난해 10월 대비 하루 평균 120만 배럴과 비회원국은 55만 8천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그리고 5월에는 감산 기한을 2018년 3월로 연장했는데 사우디의 의지가 강해서 빈 총회에서도 감산 재연장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감산 재연장의 큰 변수가 미국 내 셰일오일 증산과 러시아에 있는데 유가가 지금처럼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부 전문가의 경우 매일 15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는 미국이 당장 내년부터 하루 생산량을 100만 배럴 더 늘릴 수 있다고도 본다. 그러나 러시아 석유회사들의 경우 감산 조치로 국제 유가가 적절한 수준에 오를 때마다 미국 셰일업계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차근차근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감산 연장이 러시아보다 OPEC 산유국에 유리한 일이라며 달갑지 않은 기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원유 생산단가가 세계 최저수준이서 많이 팔수록 이익이지만 생산량을 줄이면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으로 알려진 로스네프트와 2위 기업인 루코일이 감산 재연장이 이루어진다면 신규 시추를 연기하거나 보유 자산을 매각해야 할 처지라고까지 얘기했다. 그리고 일부 회사에서는 아이에 감산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해서 러시아는 자국 석유기업과 6개월 연장안을 협의했는데 크리스 위퍼매크로어드바이저리 선임연구원은 미국 셰일산업이 누구나 문제라고 인식하고는 있지만 대놓고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존재라며 미국이 증산을 계속한다면 러시아 석유기업들도 향후 몇 개월 동안 매일 30만배럴에서 40만배럴을 증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얘기했다.

    이런 저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빈 회의에서 감산 연장이 합의될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사우디는 러시아 측의 협조를 잘 이끌어내면 감산 재연장이 무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다만 9개월을 연장할지 6개월을 연장할지에 대해 줄다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OPEC 맹주인 사우디는 내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데 국제 유가가 6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IPO로 만족할 만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빈 총회에서 감산 연장을 이끌어내며 유가를 밀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국의 셰일오일과 셰일가스가 철저하게 민간기업의 경쟁논리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유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라 생각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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